17년 6개월을 살면서 나의 장래희망은 여러 번 바뀌었다.
첫 번째 장래희망은 마을버스 기사였다. 5살 때 처음 생긴 장래희망이었는데, 어린 남자아이 중 하나로서 큰 거(?) 모는 사람을 동경했다. 다른 친구들은 비행기 정도는 돼야 크다고 생각했는데, 나에겐 카운티 마을버스도 커 보였다.
두 번째 장래희망은 의사였다.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의사가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 게다가 초3 때 수학 성적이 60점이 나왔던 것과는 다르게 이때 나의 성적은 수직 상승했다. 시험이 쉬워 거의 모든 과목에서 100점을 받았고, 이 정도면 서울대에 가거나 의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. 하지만 이 역시 초등학생들이 흔히 잘못 생각하는 것 중 하나였다.
세 번째 장래희망은 판사였다. 중학교에 올라와서 나는 과학보다 사회가 더 재밌었다. 성적은 수직 하락했고, 결국 나는 의사의 꿈을 포기했다. 대신 판사라는 장래희망을 정했는데, 판사를 하다가 그만두면 변호사를 할 수 있고, 의사만큼 높은 판사의 사회적 지위 역시 판사를 꿈꾸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다.
네 번째 장래희망은 사서였다. 중2 때부터 도서부를 하며 매일매일 도서실에 가서 책을 알맞게 꽂았다. 책을 정리하는 일은 내 취미와도 맞아 너무 신났다. 사서 선생님을 누구보다 가까이 보며 사서를 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.
다섯 번째 장래희망은 행정공무원이었다. 공무원 시험을 봐서 공무원이 되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행정공무원을 고1 때부터 꿈꾸게 되었다. 공무원 시험과목 중에서 과학과 수학이 없다는 점도 한 몫 했다.
여섯 번째 장래희망은 아직 모르겠다. 공기업에 취업하고 싶긴 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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